췌장암 

 Pancreatic cancer 


  •  췌장암이란? 

췌장에 생긴 악성 종양을 췌장암이라 합니다. 췌장암 중 가장 흔한 종류는 소화효소를 생성하는 췌관세포에서 발생하는 췌관선암종(pancreatic duct adenocarcinoma)입니다. 그 외에 흔하지는 않지만,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에서 생기는 신경내분비암종(neuroendocrine carcinoma)도 있습니다. 췌장암은 진단 당시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80% 정도로,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5년 생존율이 약 15%에 불과한,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인 암입니다.


  •  췌장암의 증상 

췌장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어서 조기 진단이 늦어질 수 있는 암입니다. 그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췌장이 후복막에 위치해 있어서 음식물이 지나는 길과 직접적으로 닿아있지 않으며, 암이 어느 정도 자라서 주변 장기나 신경 침범을 해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췌장암의 증상에는 체중감소, 등쪽 통증, 복통, 구역과 구토, 소화불량, 입맛의 변화, 복부 팽만감, 새로이 진단된 당뇨, 배변 습관의 변화, 가려움증, 황달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소화기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특이적인 증상들과 유사하여 쉽게 췌장암을 의심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쪽 통증과 새로이 진단된 당뇨는 특히 주목해야 할 증상입니다.
한편 췌장암의 증상은 췌장 내 암의 발생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담도를 막음으로써 황달이 생기거나 변의 색이 옅어져서 비교적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췌장의 꼬리 부분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특이 증상이 없어서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췌장암의 원인 

췌장암이 생기는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요인들은 있습니다.
췌장암의 발생은 연령의 증가와 함께 증가하며, 약 80%의 환자가 60~80세입니다. 따라서 고령은 췌장암의 위험 요인이 됩니다. 흡연은 췌장암 발생에 있어서 가장 잘 알려진 독립적인 위험인자입니다. 췌장암의 20-30%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자의 췌장암 발생 상대위험도는 약 2배입니다. 췌장염이 있거나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흡연으로 인한 위험도가 최대 8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당뇨도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데, 당뇨를 가진 환자의 췌장암 발생 상대 위험도는 2배 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새롭게 당뇨가 발생한 경우, 당뇨병의 가족력이 없거나 마른 체형에서 생긴 당뇨의 경우, 당뇨 발생 초기부터 조절이 잘 안 되어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잘 조절되던 당뇨가 최근 들어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는 췌장암을 의심하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췌장염을 앓는 환자도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10년 내에 2%, 20년 내에 4% 정도에서 췌장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외에 췌장에 생긴 낭종(물혹)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낭종은 크게 맑은 물 같은 장액성 낭종과 끈적끈적한 점액질로 구성된 점액성 낭종으로 나뉘는데, 점액성 낭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췌장암에는 유전적 요인도 관여하는데, 5-10%에서 가족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직계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2명이면 6배, 3명이면 30배 이상 췌장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유전성 췌장암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 결과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지방식이나 비만도 췌장암의 위험 요인이 되며, 직업적으로 석면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사람도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췌장암의 진단 

췌장암이 의심된다면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시행합니다.
혈액검사로는 황달 수치나 간 수치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종양표지자인 CA19-9 검사를 진행합니다. CA19-9 검사는 1980년대부터 이용되기 시작하여 현재 췌장암에서 가장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는 혈액검사입니다. 췌장암의 경우 CA19-9의 수치가 증가하는데, 다른 암종인 소화기암, 난소암, 또는 양성 질환인 간경화나 담도염이 있을 때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췌장암 진단에 있어서 CA19-9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약 80% 정도이나, 초기 췌장암의 진단 민감도는 더 낮아 조기 진단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췌장암 진단에 이용되는 영상검사로는 복부 초음파, CT, MRI, PET, 내시경 초음파(EUS),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조영술(ERCP) 등이 있습니다. 복부 초음파의 경우 췌장이 우리 몸 심부에 위치해 있어서 정확히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일차검사로 진행하는 검사는 복부 CT입니다. 그리고 췌장암이 가장 많이 전이 되는 장기가 간이기 때문에 간 전이 유무를 확인하는 데는 복부 MRI 검사가 유용합니다. 또한 전신의 전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PET 검사를 진행합니다.
췌장암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한데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직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담도가 막혀 황달이 생긴 경우에는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조영술(ERCP)을 이용해 조직검사를 시행하면서 담도 내에 스텐트를 삽입함으로써 황달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검사 결과를 종합해 암의 위치, 크기, 전이 유무를 확인하고 병기를 결정하며, 수술 가능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됩니다.


  •  췌장암의 치료 및 예후 

췌장암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암의 위치, 크기, 병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췌장암은 진단 당시에 환자의 상태를 3단계로 나누는데, 절제가능상태, 경계성 절제가능상태, 그리고 절제불가능상태 입니다.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안타깝게도 췌장암 환자의 약 20%만이 진단 당시에 췌장절제술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췌장절제술은 위치에 따라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췌장의 머리 쪽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췌장의 절반과 십이지장, 담낭, 담도를 모두 절제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합니다. 이 경우 남아 있는 췌장과 담도, 그리고 위장을 각각 소장과 다시 문합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리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습니다. 췌장의 몸통과 꼬리 부분에 암이 생긴 경우에는 췌장의 몸통 이하 부분을 절제하게 되며 이 경우 꼬리 부분에 위치해 있는 비장도 함께 절제하는데, 이를 워위부췌장절제술이라고 합니다.
경계성 절제가능상태라고 하는 것은 암이 주변 혈관을 침범하고 있어서 바로 수술을 진행하기는 어렵고 항암치료나 항암방사선치료 후에 암의 크기가 줄어들면 수술이 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즉, 선행 항암요법으로 먼저 치료하는 경우를 말하며 진단 당시 약 40%의 환자가 해당됩니다.
마지막으로 절제불가능한 상태는 두 가지 상태로 나뉘는데,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경우와 전이는 없지만 주변 혈관 침범이 심한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항암치료 후 간혹 반응이 좋아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인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입니다. 최근 암 치료에 있어서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췌장암에 있어서는 아직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의 효과적인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워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수술이 가능한 경우의 예후는 5년 생존율이 약 20-30%이며,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의 5년 생존율은 약 7-8%로, 전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15%입니다.


  •  췌장암의 예방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금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중을 줄이고 지방이 많은 식사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당뇨, 만성췌장염, 췌장의 점액성 낭성 질환, 그리고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하며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황호경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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