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세요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







국내 소아 췌담도 분야 1인자로 알려져있는데,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된 배경이 있을까요? 


특별히 제가 췌담도 분야의 1인자가 되겠다라고 생각한적은 없어요. 우연한 기회에 맡은 수술로 지금 이자리에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외과 전공의 2년차 시절 담도폐쇄 환자를 만났습니다. 당시만 해도 담도폐쇄 진단이 쉽지도 않았지만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생존률이 높지 않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였습니다. 

당시 회진하면서 이 아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약속하였던 것이 있습니다.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사도 결국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모든 질병과 수술방법에 대해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 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처럼 유튜브가 있는것도 아니고 국내에 수술 케이스가 많지도 않았습니다. 해외 논문 찾아보며 공부하고 몇 차례 혼자 시뮬레이션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할 수 있었어요. 이후로 누가 제 진료철학을 묻는다면 바로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진료하는 것이라고 늘 이야기하곤 합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을까요?  


수술 이후에 몇 개월 그리고 몇 년 후에 외래 진료실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얼굴만 봐서는 기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술이 많기도 하지만 건강한 아이들은 금세 성장하니까요. 보호자분 입장에서 섭섭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기억을 못하는 환자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외과의로서 수술을 잘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기억에 남는 환자로 많은 매체에서 국내에서 네번째로 분리수술에 성공하였다고 보도한 샴쌍둥이 자매가 생각이 납니다. 분리수술에는 성공하였지만 언니는 결국 NICU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지금도 혹시 이렇게 수술하였으면 예후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소아외과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최신 지식을 습득하고 자기 것으로 하는데 있어서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젊은 인재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희귀난치질환에 대한 연구와 진료에 중점을 둬야합니다. 중증 희귀난치 질환의 경우 질환 특성상 케이스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고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 세브란스 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에 몰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보건관련 정부정책의 방향과도 일치하고요. 


우리 병원이 가야하는 방향은 최상급 종합병원으로서 희귀난치질환에 대한 치료이고 어린이병원 의료진이라면 이를 받아들이고 지향해야할 것입니다.





어린이병원에 남기고 싶은 말은? 


 

2026년에 어린이병원 개원 20주년을 맞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송년회에도 이야기하였지만 "어린이병원 잘 자랐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6년 개원당시 어린이병원 진료부장 시절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에도 강조하였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각자가 묵묵히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제가 우연히 담도폐쇄 환자를 만나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어린이병원은 사람으로 치면 지금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는 기관이고 실제로 저력이 있는 기관이라 믿습니다. 아쉽게 병원을 떠나지만 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을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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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주 교수  소아외과

진료 분야 : 담도폐쇄, 담관낭종, 담도확장, 담낭무형성, 담석, 간담도 기형, 탈장, 식도폐쇄, 소아 선천성 기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