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 특집
'하님정밀의료센터'
어린이 환자와 가족까지 생각하는 기부자
(주)하님 전영한 회장

하님정밀의료센터 센터는 (주)하님 전영한 회장님의 기부를 통해 연세의료원이 어린이병원 2층에 마련한
원스톱(one-stop) 시스템을 갖춘 특별한 의료센터이다.
17개 과의 22명의 전문의가 각 임상과별 희귀유전질환 환자를 진료하여 ‘환자중심 통합치료팀(multi-disciplinary teams)’을 운영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은 물론 환자와 가족들의 질환 이해를 돕고, 사회사업팀과 연결해 진료 후속을 연계하는 데까지 이른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난치병 정복에 더욱 앞장설 수 있게 되었다.
하님정밀의료센터 설립의 중심, 전영환 회장님의 특별한 기부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부하는 삶을 살게 되신 배경이 있나요?
제가 어렸을 적은 일제 강점기였는데, 다행히도 동네에서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부자였어요. 그런데도 아버지께서는 겨울이면 하루에 한 끼는 꼭 콩나물죽을 먹게 하셨습니다. 때론 이 문제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투기도 하셨는데, 자식들에게 쌀밥을 먹일 수 있음에도 그것을 아껴서 이웃에게 나눠 주셨기 때문이었어요.
당시에는 보릿고개로 동네에 죽어가는 사람이 한두 명씩은 나왔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겨울에는 쌀을 아껴서 한 말 혹은 두 말의 쌀을 정말 어려운 집 앞에 두고 오시곤 하셨어요. 아버지께서 쌀이 남아돌아서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 절약을 해서 나누셨다는 것에 어린 나이였음에도 굉장한 도전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그런 정신이 나도 모르게 마음에 자리 잡았던 것 같아요.
저도 사업을 시작해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 아버지를 서울로 모시려고 했더니, 갑자기 아버지께서 돈을 좀 내놓으라고 하셔서 연유를 물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주변 어르신들의 생활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를 하시며 해결하고 싶어 하셨기에 결국 100억 원 규모의 요양원을 건립하고 운영하다가 충청남도에 기부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과 제가 할 수 있는 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고 싶은 마음으로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왜 희귀 질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기부하시게 되었나요?
지금으로부터 40년도 더 된 일이에요. 교회의 한 집사님 집에 심방을 가서 예배를 드렸는데, 그 집에 아주 작은 아이가 누워있었어요. 보기에는 아기 같았는데 12살이나 된 아이였던 거예요. 누가 봐도 너무 작은 아이였거든요. 태어나서 12년이나 살았는데 거의 자라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같은 교인들도 대부분 몰랐고,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아이를 돌보고 있었던 겁니다. 그 당시는 많은 사람들이 자녀의 장애나 질환을 숨기곤 했기 때문이죠.
아이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하시는데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이 아이가 오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려니 아이를 돌보느라 고생하면서 온 가족이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에 답답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나님 품으로 빨리 데려가 달라고 기도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참 가슴 아프고 답답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희귀질환을 앓는 아이가 있으면 가족 전체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미국에서 난치병 관련해서 알게 될 기회가 있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도 너무 힘들지만, 가족 전체가 힘들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님이 세운 선교병원으로, 지금 세계에서 제일 뛰어난 병원으로 성장한 세브란스병원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내 기회가 생겨서 ‘하님정밀의료센터’를 통해 기부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님정밀의료센터와 어린이병원에 기대하거나 바라시는 것이 있나요?
제가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께서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들께서 자부심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희귀질환을 치료하고 연구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미 열심히 하고 계시기 때문에 ‘하님정밀의료센터’를 통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치료받고 그 가족들까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전 세계에 소문이 나서 세계에서 제일 모범적인 병원이 되고 우리 국민들이 모두 고마워하는 병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