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children's


집까지 이어지는 세브란스의 돌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중증소아재택의료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중증소아재택의료팀은 병원 안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중증 질환을 가진 아이들이 안전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팀이다.

중증 소아 환자의 돌봄은 단순한 보살핌을 넘어, 의료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위루관으로 영양을 공급하며,

흡인과 체위 변경 같은 처치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들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이런 일들을 매일 해내야 한다.

그런 부모님들을 위해 퇴원 전 가정 돌봄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퇴원 후에도 가정을 찾아 필요한 처치와 검사를 제공한다.

때로는 단순한 방문을 넘어 보호자의 마음을 돌보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중증소아재택의료팀이 시작된 배경과 목표, 전문 인력 구성과 차별화된 강점,

기억에 남는 사례,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까지 들어보았다.






중증 소아 재택 의료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소아 중증 질환 분야는 예전보다 치료와 연구가 크게 발전했습니다. 저희 병원은 국내에서도 가장 중증도가 높은 아이들이 치료받는 곳입니다.

과거보다 많은 아이들이 치료를 통해 생존하게 되고, 생존 기간도 길어졌지만, 장애나 후유증 없이 살아가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중증도가 높은 아이들은 의료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기계나 약물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어렵습니다.

퇴원 후에도 집에서 높은 수준의 치료와 돌봄이 이어져야 하는데, 예를 들어 가정용 인공호흡기를 쓰거나 위루관으로 영양을 공급하고, 약물 투여를 지속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들이 흡인 같은 처치를 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들의 체위를 주기적으로 변경해야 하죠. 아이들은 의료적으로 매우 취약하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의료인이 아니니, 그 부담이 너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팀은 이런 중증 질환 아이들이 집에 가기 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돌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교육하고 퇴원 과정을 함께 준비합니다. 퇴원 후에도 가정에서 필요한 처치와 검사, 재활 치료를 지원합니다. 아이들이 병원에 오려면 인공호흡기, 흡인기, 약, 식이, 기저귀 등 정말 많은 짐을 챙겨야 하고, 한 번 올 때마다 큰 체력 소모가 있습니다. 게다가 한 아이가 적게는 4~5개, 많게는 10개에 가까운 임상과 진료를 받아야 하니, 부모님과 아이 모두에게 병원 방문은 큰 부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재택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집에서 하고, 병원에 올 때는 미리 채혈이나 검사를 진행해 기다림 없이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상처나 욕창 관리, 정기 주사 투여, 물리·작업 치료도 가정에서 제공합니다.

목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신생아 중환자실 퇴원 직후처럼 급성기에 있는 의료적 의존도가 있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안전하게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둘째, 장기간 치료와 의료적 돌봄이 필요한 중증소아 환자들이 가정에서 안정하게 돌봄을 이어가고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재택의료팀 의사, 간호사, 물리/작업치료사가 직접 찾아가서 필요한 치료와 처치를 제공하고, 유선 상담을 통해 가정에서의 돌봄과 원내 임상과와의 조율을 돕습니다. 덕분에 가정에서의 치료와 돌봄이 안정되고 많은 불안과 걱정을 덜게 되어 든든하다는 피드백을 보호자들과 의료진들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중증소아재택의료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저희 팀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명, 소아재활의학과 전문의 1명, 방문 간호사 2명, 원내 교육·상담 간호사 1명, 물리치료사 1명, 작업치료사 1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환자를 한 명 등록하면, 병력, 복용 중인 약, 수술 이력, 진료과, 최근 진료 결과와 향후 계획까지 전체적으로 파악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가정에서 약을 처방대로 복용하는지, 처치가 정확하게 이뤄지는지, 보호자가 안전하게 수행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의사는 정기 방문시에 환자를 진찰하고 가정 돌봄 중의 의료적 변화, 치료 계획에 대하여 확인하고 보호자와 상의하며 이에 따른 진료와 교육 상담을 진행합니다. 방문 간호사는 가정 방문시 환자의 돌봄 상태와 증상 변화, 활력징후를 확인하고 의료장비와 가정내 처치와 돌봄, 투약 등에 대한 전반적인 확인과 필요한 간호 처치와 교육을 수행합니다. 원내 간호사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증상변화 또는 의료적 변화에 대한 유선 상담, 그리고 입원 중이거나 퇴원을 준비하는 환자의 교육과 상담을 진행합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방문재활 회의를 통해 재택의료 대상 환자들에게 필요한 물리, 작업 치료에 대하여 상의하고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중증소아 환자의 재활치료가 가정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주치의 및 각 임상과 의료진과의 소통과 조율하에 가능하며 따라서 부서간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정 방문은 어떤 방식으로 제공되고, 방문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기본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 방문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방문할 때는 아이가 집에서 잘 관리되고 있는지, 추가로 교육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점검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 방문 횟수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외래 진료 전에 검사를 해야 한다든지, 검체를 수거해야 한다든지, 또는 퇴원 초기라 부모님이 아직 돌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 자주 방문합니다. 흡인이라든지 의료 장비 사용 같은 부분에서 보호자분들이 불안해하실 때도 추가적으로 방문합니다.

또, 보호자가 바뀌거나 새로운 보호자가 생기는 경우에도 방문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돌보시다가 할머니가 함께 돌보게 된다든지, 추가 보호자가 생기는 경우에는 선생님들이 직접 가서 필요한 교육을 해드립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 방문이 원칙이지만, 아이와 가정의 상황에 따라 추가 방문이 이루어집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기준이 있나요?


모든 부모님들이 원하시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아이들을 다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나라에서 하고 있는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7가지 기준이 있고, 인력의 한계도 있어서 중증도가 높은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주로 가정용 인공호흡기를 쓰는 경우, 호흡을 보조해야 하는 기관절개관이 있는 경우, 위루관이 있는 경우, 산소를 써야 하는 경우, 지속적인 흡인을 해야 하는 경우의 아이들이 많이 와있고요. 위중한 아이들이 우선순위가 되고, 너무 먼 지역은 거리 제한 때문에 갈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중증소아재택의료팀만의 강점이나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요?


저희 병원에는 전국에서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 병원을 다녀보셨지만 결국 이곳으로 오시는 경우가 많죠. 소아 진료는 병원 입장에서 경영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줄이거나 하지 않는 곳이 많지만, 저희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주고 있습니다. 특히 중증 희귀·난치 질환 아이들을 잘 볼 수 있도록 어린이병원에서 더 강조해 주고 노력해 주시기 때문에, 보호자분들이 그 부분을 많이 느끼십니다. 

그리고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선생님들은 환자를 아끼는 마음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도 ‘세브란스 선생님들이 정말 좋다, 그래서 못 떠난다’고 말씀하십니다. 재택 방문 때도 단순히 처치나 채혈, 검체 채취만 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의 힘든 점을 들어드리고, 연락이 오면 어떻게든 편의를 봐드리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아이와 가족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의료와 치료를 넘어 아이를 어떻게 함께 돌보고 삶을 이끌어 갈지 고민해야 하죠. 그래서 부모님들과는 파트너십이 형성되고, 그 안에서 서로의 끈끈함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중증의 아이를 돌보느라 집 안에만 갇혀 계신 보호자분들이 많습니다.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돌보다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집에 방문해 한마디라도 건네고, 설명도 드리고, 필요한 것을 챙겨드리면 조금씩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게 보입니다. 그러면서 대화를 나누고 공감하며, 보호자분들이 우울감을 덜어내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저희 팀에서만 하는 특별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를 챙겨드리는 겁니다. 반응이 없고 누워만 있는 아이들이라도 어린이입니다.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면 부모님들은 ‘내 아이도 아이구나’라는 위로를 받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선물이나 상장을 받을 기회가 있지만, 중증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선물과 상장을 만들어 드렸는데, 부모님들이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운영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꼈던 환자 사례가 있다면요?


많이 고립되어 있으셨던 분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너무 힘든 상황이라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던 분들이죠. 아이가 처음부터 아픈 경우에는 부모로서 미안하고 힘든 마음이 있고, 건강하던 아이가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 갑자기 중한 상태가 된 경우에는 상실감이 큽니다.

이런 분들이 저희 방문이 한 번, 두 번 이어지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방문했을 때 표정이 밝아지고, 대화가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이거든요. 아이의 병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힘든 부분을 나누고 쌓아가는 과정이 의미가 큽니다.






중증소아재택의료팀에게 도움을 받고 있거나 앞으로 받고 싶은 대상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희는 방문할 때마다 부모님들을 최대한 칭찬해 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노력하지 않아도 칭찬이 절로 나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아이를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계신 게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이미 최선을 다하고 계십니다”라는 말을 꼭 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더 좋은 돌봄이 제공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도 말씀드립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그 자체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중증 아이를 돌보는 건 더 많은 손길과 더 많은 사랑을 쏟아야 하는 일이죠. 그래서인지 부모님들 가운데는 죄책감을 크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의심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걸 본인 책임으로 돌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미 훌륭하게 해내고 계신 분들이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다른 가족들조차 아프고 중한 아이를 돌보는 부모님을 보며 ‘아이 때문에 고생한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들이 말씀하세요. “이 아이가 있어서 내가 버티고,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고요. 그래서 다른 분들도 이런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팀은 올해로 4년 차인데, 작년에는 저희가 돌보는 아이들의 동생이 유난히 많이 태어났습니다. 부모님들이 돌봄 과정에서 조금은 힘을 얻고, 용기를 내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도 그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2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중증소아재택의료팀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쪽으로 더 발전됐으면 좋겠나요?


재택의료 돌봄 중에도 아이들은 여러 임상과 진료가 필요하고 병원에 꼭 내원하여야 하는 상황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내원하였을 때 필요한 처치나 상담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재택방문을 위한 의료용 물품 준비 등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데 현재의 공간의 너무 협소해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또, 복합 질환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서 어느 한 진료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여기에 보호자 교육과 돌봄 방향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을 위해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진료실이나, 전반적인 케어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좋겠습니다. 중증 질환 아이들, 특히 재택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통합 지원 체계가 잘 갖춰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요?


재택의료라는 건 저희 팀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 부서의 도움과 협력이 있어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응급실에서는 저희 전화를 받았을 때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주치의 교수님들도 예외적인 상황에 맞춰 진료를 조정해 주시거나 저희 팀과 상시로 상의해 주시고 계십니다.

아이가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거나, 검사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래라면 다음 외래 진료 때까지 몰라도 되는 상황일 수 있지만, 저희는 바로 연락을 드립니다. 그러면 교수님들이 시간을 내어 아이를 보시고 필요한 조치를 해주십니다.

이렇듯 응급실, 각 임상과 교수님, 외래 진료실 등 많은 분들이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 주십니다. 이런 도움 덕분에 저희 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지금처럼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