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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부이식 성공의 열쇠, 

전문가들의 완벽 협진

정교한 수술로 신체 결손 채우고 자신감 되찾아주는 홍종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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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복합조직동종이식팀장을 맡고 계십니다. 복합조직이란 무엇이며, 복합조직의 이식수술은 다른 장기이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현재 국내에서 시행 중인 복합조직동종이식은 수부이식입니다. 사고나 질병으로 손·팔을 잃은 환자에게 뇌사자의 손·팔을 이식해 손의 기능과 외형을 복원하는 치료이지요. 장기이식 하면 많이 떠올리는 간, 신장, 심장, 폐 등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세포들로 이루어진 반면, 손과 팔은 피부, 근육, 지방, 뼈, 혈관, 신경 등 여러 조직이 얽혀 있고, 각각의 면역성이 모두 다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복합조직이라고 하며, 전 세계적으로 수부이식, 안면이식, 인후두이식 등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1990년대 말 수부 이식에 성공한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에야 법제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늦어진 까닭은 무엇인가요? 

세계적으로 수부이식은 1998년 프랑스, 1999년 미국에서 성공하며 본격화되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에야 수부이식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고, 2018년 법제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의 의료 수준으로 수술 자체는 충분히 가능했지만,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출발이 늦어졌습니다. 내부 장기와 달리 수부는 기증자의 장기가 외부로 노출되고 이식 여부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윤리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손이 없어도 환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수부이식에 매진하신 이유가 있나요?  

“손이 없다고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타인의 손을 이식받는 큰 수술을 감행하고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을 필요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의수라는 대안도 있고요. 그러나 손·팔이 없으면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제약과 불편이 따를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편견 어린 시선에 수시로 노출되다 보니 자꾸 움츠러들게 됩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가늠하기 어려운 깊은 상실감에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수부이식은 손의 외형과 기능을 복원해 일상의 불편을 줄이는 것은 물론, 환자의 심리적 결손을 메우고 사회적 관계를 이어주는 재건치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부이식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상자 선정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상자 선정은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수상(受傷) 내력과 정도, 면역억제제에 대한 이해도, 재활 의지, 가족의 지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이식한 손은 원래 손과 달리 기능적으로 한계가 있으며,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감염이나 합병증 위험도 따릅니다. 또 손은 눈에 보이는 기관이므로, 고인이 되신 기증자의 신체를 나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식 희망자가 내원하면 수부이식의 장점뿐 아니라 한계와 위험까지 충분히 설명하고,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이식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적합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이식 의사를 철회하는 분도 있고, 반대로 확신을 가지는 분도 있습니다.

 

수술에는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의료진 약 30명이 투입된다고 들었습니다. 수술 과정이 궁금합니다. 

손·팔은 구조가 복잡하고, 연결해야 하는 혈관의 직경이 2-3mm로 매우 작아 고도의 정밀성이 필요합니다. 보통 재건수술에서 혈관 연결은 동맥 1개, 정맥 1-2개 를 시행하는데, 수부이식에서는 동맥 2개, 정맥 6개를 연결합니다. 수술 중 임시 연결까지 포함하면 혈관 문합만 9번을 하는 것이지요. 최대한 신속 정확하게 혈관을 이어 혈류를 확보하는 동시에 뼈, 힘줄, 신경 등을 정교하게 맞춰야 하므로, 수부 미세수술 경험이 많은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전문의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성형외과는 피부와 연부조직, 혈관, 감각신경을, 정형외과는 뼈와 힘줄, 운동신경을 주로 담당하지만, 실제 수술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협력합니다. 사람마다 뼈, 혈관, 힘줄의 모양과 길이, 직경이 다르고, 손상부 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 모두가 자신의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수술 과정 전체를 완벽하게 숙지해야 합니다.

 

수술 후 교수님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수술 후 첫 일주일은 이식된 손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혈류 상태를 집중적으로 살핍니다. 수부이식은 대부분 외상 환자에게 시행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수상 조직이 이식 부위와 잘 어우러지는지, 상처가 덧나지는 않는지도 꼼꼼하게 관찰하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부반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피부는 인체의 방어막 역할을 하는 장기라 면역억제제 농도를 다른 장기이식에 비해 높게 유지해야 하지만, 거부반응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평소 피부를 잘 관찰하고, 반점 등 약간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저에게 연락하라고 당부합니다.


이식받은 손으로 감각을 느끼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나요?

첫 번째 수부이식의 경우, 수술 3주 만에 조직검사를 진행했는데 환자가 찌릿한 감각을 느껴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감각 회복이 안 되었을 거로 생각하고 부분마취를 생략했는데, 감각 회복 속도가 일반 재접합 수술보다도 빨랐던 겁니다. 면역억제제로 사용하는 약 중 하나가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세브란스에서 수부이식을 받은 3명의 환자들은 감각 회복이 우수한 수준이 고, 손에서 땀도 납니다. 땀은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보호하며, 물건을 잡을 때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땀이 난다는 것은 혈관의 외벽을 따라 분포하는 교감신경까지 성공적으로 연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세브란스병원이 수부이식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비결은 뛰어난 수술 실력인가요? 

수술은 당연히 잘해야 하는 영역이고, 거부반응 없이 기능하는 손을 위해서는 수술 전후 과정도 수술만큼 중요합니다. 수술 전 대상자 발굴과 상담, 수술 과정에는 성형외과와 정형외과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수술 후 첫 2주 동안은 혈류 문제를 담당하는 성형외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식한 손이 성공적으로 생착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류가 안정된 후에는 재활과 기능 회복을 담당하는 정형외과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해결되더라도 거부반응이 나타나면 모두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수술전 부터 환자의 전 생애에 걸쳐 면역억제제 조절을 담당하는 이식외과 또한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 수술간호팀,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수부이식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즉, 전문가들의 헌신과 협력이 수부이식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수부이식을 고민하고 있거나 대기 중인 환자와 보호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수부이식은 수술이 끝이 아닙니다. 이식한 손이 기능을 하기까지 1년 가까운 재활이 필요하고,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이식한 손으로 무거운 짐을 드는 등 과도하게 혹사하는 것도 피해야 하고요. 수술 전부터 이후의 삶 전체가 하나의 치료 과정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수부이식은 뇌사 기증자와 가족들의 숭고한 결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치료입니다. 그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신중히 결정하는게 좋겠습니다. 대기자로 등록한 뒤에는 평범하게 일상을 유지하면서 순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기다림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홍종원 교수 성형외과

진료 분야 : 안면외상, 안면재건, 수부 선천성 기형, 수부이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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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또는 사고로 얼굴이나 손을 잃은 환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재건성형이 전문 분야로, 미세수술의 탁월한 실력자다. 

2018년 수부이식의 법제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제도 정착에 힘을 보탰다. 

2021년에는 법제화 이후 국내 첫 수부이식 성공을 이끌었으며, 안면이식 또한 단순한 외형 복원을 넘어 삶의 재건이라는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겸손과 최선을 진료 철학으로 삼고 있으며, 환자의 회복을 위해,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에 숭고한 결단을 내린 기증자와 가족들의 평안을 위해 기도하는 의사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5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