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심근경색은 시간과의 싸움,
치료 골든타임을 지켜라!
응급 관상동맥중재술로 사선 넘은 라형주 환자와 주치의 홍성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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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에는 흔히 ‘급성’이라는 표현이 붙습니다. 대체 어떤 질환 이길래 그런 건가요?
심근경색은 직경 2-4mm의 작은 심장혈관인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심근경색의 전 단계로 관상동맥의 안쪽에 기름이 끼면서 혈관이 점차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되는 과정이 서서히 진행되는데, 이를 죽상경화증이라 합니다. 죽상경화증이 진행되면 마치 곪은 상처가 터져 농이 나오듯이, 혈관 안쪽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이 터지면서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심장 혈관을 막으면서 심근경색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혈전이 급성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급성 심근경색이라 부릅니다. 심근경색은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이므로 빠른 대처가 중요합니다.
심근경색의 발병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의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모든 요인이 심근경색의 발병인자가 됩니다. 특히 흡연은 심근경색 발생률을 크게 높이는 치명적인 위험요소입니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어서 가족력이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하고요.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이 증가하면서 젊은 심근경색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동맥경화가 의심되거나 심근경색 고위험군에서는 관상동맥 석회화 CT 검사를 통해 동맥경화의 진행 정도 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미리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급성으로 발생하는 데다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질환이라, 증상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입니다. 일부 환자는 전형적인 가슴통증 전에 급성 호흡곤란, 식은땀, 불안감, 어지러움 등의 전조증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심장근육의 손상으로 심장기능이 저하되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고령 환자는 전형적인 가슴통증보다는 속이 쓰리거나 답답한 느낌, 어지럽고 메스꺼운 느낌, 피로감, 숨찬 증상 등 비전형적인 증상이 많이 나타나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높습니다.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가슴통증이 더 심해지고 빈도가 잦아지는 경우, 가슴에서 시작된 통증이 턱이나 양쪽 팔로 퍼지는 경우, 호흡곤란과 식은땀,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곧바로 119 구급대에 연락해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빠른 진단을 위해서는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혈액 공급이 오랜 시간 중단되면 심장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되어 막힌 혈관을 다시 개통하더라도 심장근육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급성 심근경색은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기 검사로는 심장의 전기적 신호가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심전도검사, 심장근육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는 심장 초음파검사가 주로 시행되고, 혈액검사로 심장근육이 손상되었을 때 증가하는 수치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이면서 중요한 검사는 관상동맥조영술로, 손목이나 다리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심장혈관까지 도달하게 한 다음, 조영제를 주입하고 엑스레이로 관상동맥을 직접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의 위치와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막힌 혈관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시술 방식이 궁금합니다.
관상동맥조영술로 막힌 혈관의 위치와 정도가 확인되면, 즉시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해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줘야 합니다. 막힌 혈관에 가느다란 유도 철선을 넣고, 그 경로를 따라 풍선 도관을 삽입한 다음, 풍선을 부풀려서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넓혀주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풍선만으로는 혈관을 개통된 상태로 유지하기 어려워서, 금속 재질의 스텐트를 함께 거치시킵니다. 스텐트는 혈관이 넓혀진 상태로 잘 유지되도록 지 지대 역할을 함으로써,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지속되도록 돕습니다. 만약 환자가 매우 빠르게 응급실에 도착했거나, 중재술이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라면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주사로 투여할 수 있습니다. 또 관상동맥조영술에서 막힌 부위가 너무 많거나 복잡해 시술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고려합니다. 외과적 개흉수술로 막힌 혈관을 우회해 혈관을 이식함으로써 심근에 혈류를 공급하는 방법입니다.
시술 이후 경과는 어떤가요?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재발 위험은 없나요?
대부분의 환자들이 시술치료를 받는데, 시술 후에는 24시간 집중 관찰이 필요합니다. 심장내과중환자실에서 심전도, 혈압, 맥박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합병증 발생 여부를 면밀히 살핍니다. 아주 심한 심근경색으로 심장기능이 매우 저하된 환자는 ECMO(체외막산소 화장치), 인공호흡기, 신장 투석치료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리 심하지 않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2-3일 안에 퇴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퇴원했다고 해서 완치된 것은 아닙니다.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는 노화와 마찬가지로 평생에 걸쳐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재발 위험이 항상 존재 합니다. 따라서 퇴원 후에도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 복용이 필수입니다.
시술 후 환자들은 주로 어떤 약을 복용해야 하나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약은 항혈소판제입니다. 시술 후 혈관 내부에 혈소판이 엉겨 붙어 혈전이 생기고 스텐트가 다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 등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 평소에 고혈압약, 당뇨병약, 고지혈증약 등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주치의가 처방한 약을 규칙적으로 잘 복용해야 합니다. 심근경색 환자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일반인보다 낮은 55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고혈당과 고혈압은 혈관 손상을 가속시키는 요인이므로 혈당과 혈압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것만은 꼭 지키자! 심근경색 환자의 필수 생활 수칙
금연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를 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3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도 안전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금주
과음이나 폭음은 심장 건강에 해로우므로 절주하고, 만약 스스로 절주가 불가능하다면 금주하기를 권한다.
균형 잡힌 식단
과식을 피하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되, 채소와 섬유소 섭취를 늘린다. 지방은 전체 칼로리의 30% 정도로 제한하고, 특히 트랜스지방은 철저히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
급성기가 지난 후에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강도와 시간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보통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의 유산소운동을 권장한다. 체중 조절을 병행해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치료의 한 과정이다. 약물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며,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심장 건강 지키는 최고 파수꾼,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응급심혈관중재술실
심근경색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2017년 부터 응급진료센터 안에 응급심혈관중재술실을 운영하고 있다. 심근경색 환자는 세브란스병원 응급 진료센터에 도착 즉시,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이곳에서 진단부터 시술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심장웰니스센터
심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이 급성기 치료 이후 체계적으로 심장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심장재활 전문 센터다. 환자의 심폐기능 회복을 위한 맞춤형 운동 처방,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상담 등 종합적인 심장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되므로, 급성 심근경색의 빠른 회복은 물론이고, 다른 허혈성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홍성진 교수 심장내과
진료 분야 : 협심증, 심근경색증, 관상동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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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은 한순간의 판단과 대응이 환자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홍성진 교수는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생명을 지키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임한다.
또한 시술후 2차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며, 평생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가족처럼 여기며, 환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 그가 지켜가는 진료 철학이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5년 6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