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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고환,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문제 없습니다.


소아비뇨의학과 김상운 교수





저출산 시대, 아이 한 명 한 명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지금.

아이의 생식 건강은 단순한 의학적 문제를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잠복고환’은 신생아기부터 부모가 꼭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불임이나 고환암의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김상운 교수는

“잠복고환은 비교적 간단하게 교정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제때 진료와 수술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잠복고환의 원인, 치료 시기, 수술 과정,

그리고 부모가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들을 알아본다.






소아비뇨의학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소아비뇨의학과는 소변을 생성하고 배출하는 경로, 즉 신장(콩팥), 요관, 방광, 요도까지 이어지는 모든 비뇨기계 기관에 생기는 질환을 다룹니다. 여기에 더해 남자아이의 경우 고환이나 생식기 기형, 생식선 관련 질환까지 포함되어 있어, 말 그대로 아이들의 비뇨·생식기 문제 전반을 진료하는 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잠복고환’이라는 주제를 선택하신 이유는요?


지금은 저출산 시대잖아요. 이런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 한 명의 삶이 더 소중하고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잠복고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아이가 커서 불임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질환이라고 생각해서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잠복고환은 쉽게 말하면, 정상적으로 고환이 음낭 안에 내려와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고환은 태아 시절 복강 안에 있다가 출생 전까지 음낭으로 내려오는 게 정상인데, 내려오는 과정이 중단되거나 불완전할 때 잠복고환이라고 진단하게 됩니다. 






잠복고환은 왜 생기는 건가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됩니다. 예전에는 호르몬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봤습니다. 남성 호르몬이 고환을 음낭까지 내려오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과거엔 호르몬 주사로 치료하려는 시도도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호르몬 이론’보다는 구조적인 원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올 수 있게 ‘고환 길잡이’라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 고환 길잡이가 제대로 음낭에 붙어 있어야 고환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올 수 있는데, 만약 이 구조가 사타구니나 음낭 상부에 잘못 붙어 있으면 고환이 음낭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구조적인 이상이 주된 원인으로 더 주목받고 있죠.

실제로 잠복고환은 소아비뇨의학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통계적으로는 신생아 100명 중 2~3명 정도가 잠복고환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고 있어요.



치료 이전에 언제까지 기다려볼 수 있나요?


출생 직후에는 잠복고환이라도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후 약 2~3개월은 관찰 기간으로 두는데요, 이 시기를 ‘미니 사춘기(mini-puberty)’라고도 부릅니다. 이때 일시적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고환이 조금 더 하강할 수 있는 시기거든요.

보통 생후 3개월까지는 자연 하강을 기대해 볼 수 있고, 그 이후에도 고환이 제자리에 오지 않았다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무작정 기다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통해 확인하나요?


일단 외래에서는 초음파 검사를 많이 활용합니다. 그런데 고환이 복강 안에 위치한 경우에는 초음파로도 확인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전문의가 손으로 직접 만져보며 고환이 만져지는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래도 위치가 불분명하거나 초음파상에서도 안 보인다면, 최종적으로는 복강경을 통해 고환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이런 경우 수술이 꼭 필요한가요?


네, 수술이 꼭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호르몬 주사로 고환을 내려보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시행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호르몬 주사에 따라 일시적으로 내려온 고환이 다시 올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현재는 유일한 치료 방법이 수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술은 보통 세 단계로 나눠서 이루어집니다. 첫째, 고환을 당기고 있는 ‘고환 길잡이’를 절단해서 고환이 더 내려올 수 있도록 길이를 확보합니다. 둘째, 잠복고환 환자의 약 95%에서는 탈장이 동반되기 때문에, 탈장된 복막을 고환과 분리하여 혈관이 당겨지는 공간을 확보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음낭 안으로 고환을 위치시키기 위한 터널을 만들어 고환을 그 안으로 옮깁니다.

복강 내에 있는 고환의 경우는 수술이 좀 더 복잡해집니다. 복강 내 고환은 혈관이 짧아서 한 번에 음낭까지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주된 혈관을 묶어두고 다른 혈관들이 자라나도록 3개월 정도 기다린 뒤, 이후 2차 수술에서 고환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이 2단계 수술을 통해 고환 위축률을 50%에서 10%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전신마취나 흉터에 대해 부모님들이 걱정하시는데, 안심해도 될까요?


네, 충분히 안심하셔도 됩니다. 잠복고환 수술은 비교적 짧은 수술로, 보통 30분 이내에 끝납니다. 마취도 소아마취를 전문으로 하시는 마취과 선생님이 안전하게 진행해 주시기 때문에, 전신마취 자체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흉터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자면, 수술 절개는 보통 팬티 라인 아래쪽,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약 1.5cm 정도로 작게 들어갑니다. 성장하면서 이 흉터는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되죠. 복강경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절개창이 더 작아지고, 복부에 두세 군데 아주 작은 구멍만 생기기 때문에 흉터에 대한 부담은 훨씬 더 줄어듭니다.



잠복고환과 관련해서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불임, 다른 하나는 고환암 발생 가능성입니다.

먼저 불임과 관련해서는, 수술 시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후 12개월 이전에 잠복고환 수술을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수술 시기가 늦어질수록 고환 조직이 변성되고, 특히 정자를 만드는 기능이 급속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고환은 두 가지 기능을 하죠. 하나는 남성 호르몬을 만드는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정자를 생성하는 기능입니다. 이 중 호르몬 기능은 비교적 오래 유지되지만, 정자 생성 기능은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지연되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쪽에 잠복고환이 있는 경우 불임 확률은 10~20% 정도로 알려져 있고, 양측 모두 잠복고환인 경우에는 이 확률이 30~60%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잠복고환이 없는 남성도 약 5%가 불임인 것을 고려하면, 편측인 경우에도 12개월 전에 수술하게 된다면, 향후 불임의 확률이 비교적 낮다고 볼 수 있지만, 수술 시기가 2세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불임의 가능성이 현저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고환암입니다. 고환암의 발생도 수술 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 10세 이후에 수술을 진행한 경우, 고환암 발생 위험이 6배에서 많게는 30배까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부모님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출생 직후에 반드시 양쪽 고환이 제 위치에 있는지를 확인해 주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산후조리원에서도 이를 체크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를 직접 돌보시는 부모님이 한 번 더 확인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고환이 태어날 땐 정상 위치에 있었더라도, 성장하면서 점차 위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생후 6개월~12개월 정도까지는 고환 위치가 잘 유지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복고환이 의심된다면, 수술이 필요하다는 걸 두려워하지 마시고 꼭 병원에 오셔서 진료를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이 질환은 치료 시기만 잘 맞추면 비교적 간단히 교정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일상생활이나 성장에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불임이나 고환암 같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시기보다 아이의 미래 건강을 위한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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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교수 소아비뇨의학과

진료 분야 : 방광요관역류,요로감염,요도하열, 잠복음경, 잠복고환, 음낭수종, 수신증,

비뇨기종양, 신경인성방광, 요로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