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거대결장증
Congenital megaco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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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천성 거대결장증이란?
히르쉬스프룽병(Hirschsprung Disease) 혹은 선천성 거대결장증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신생 아 5,000명 중 한 명 꼴로 생기는 선천성 대장질환입니다. 병의 이름처럼 신생아나 영아기에 대변을 잘 배설하지 못하고 늘어난 대장이 특징입니다. 덴마크의 의사 히르쉬스프룽의 이름을 따온 병이지만, 발음이 어려워서 우리나라에는 흔히 선천성 거대결장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선천성 거대결장증의 증상
신생아의 98%는 출생 후 24시간 내에 짙은 녹색의 태변을 배설합니다. 아기의 항문이 정상적
으로 발달되어 있음에도 24시간이 지나도록 태변을 배설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의심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서가 됩니다. 신생아 시기 이후에는 평소 배가 자주 불러오고 관장을 해야만 대변을 보는 만성 변비가 지속될 경우 이 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신생아나 이른 영아기에 담즙이 묻어 있는 구토, 팽창된 복부, 영양실조, 심한 변비, 장 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는 소아와 청소년기에 잘 치료되지 않는 만성 변비로 인해 뒤늦게 진단되기도 합니다.
- 선천성 거대결장증의 원인
항문에 가까운 대장의 일부에서 장의 리드미컬한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신경망이 발달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입니다. 이 신경망은 태아 상태일 때 입에서 항문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발달하는데, 신경망의 발달이 항문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배변을 명령하는 뇌의 신호도 항문 근처의 대장으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결국 정상적인 대장에 대변과 가스가 차곡차곡 차면서 장이 늘어나 거대결장이 됩니다.
- 선천성 거대결장증의 진단과 치료
대장조직검사로 신경망의 발달 여부를 확인해 최종 진단을 내릴 수 있고, 대장조영술검사를 시행해 대장에서 신경망이 없는 구간을 확인해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환자의 약 80%는 신경망이 없는 대장이 직장이나 에스상결장에만 분포하므로, 장루수술 또는 개복 없이 항문을 통하거나 복강경을 이용해 신경망이 없는 대장 일부를 절제한 뒤 신경망이 정상적으로 발달한 대장을 항문에 연결하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정상 대장이 과도하게 늘어나기 전에 교정수술을 받는다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