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한현진 교수

[뇌졸중 원인으로서 모야모야병]

전체 뇌졸중 환자군에서 모야모야병(MMD)으로 인한 유병률은 낮습니다. 대부분의 성인 뇌졸중은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에 기인한 동맥경화성 변화나 심장인성 혈전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소아 청소년기와 40 이하의 젊은 층에서 뇌졸중의 원인으로 모야모야병은 그 유별률이 높다.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에서 모아모아병 유병률이 높은 지역이다. 발병 연령은 10세와 30~40세 전후로 많이 발생하며, 연령에 따라 증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소아기에는 일과성 허혈 발작(TIA)을 비롯한 허혈성 증상이 많으며, 지능 저하와 경련, 불수의 운동(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는 증상) 역시 흔히 관찰된다. 만성 대사 질환이 없는 소아·청소년기 환자에게 발생하는 뇌경색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모야모야병이다. 젊은 성인에게서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급성 뇌졸중에서도 모야모야병은 중요한 감별 진단 항목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일반 원인에 의한 뇌졸중과 모야모야에 의한 뇌졸중은 ‘혈관이 좁아지는 병태생리학적 기전’과 이에 따라 나타나는 ‘뇌혈류역학적 양상’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 일반 뇌졸중(동맥경화성) : 대사질환과 노화로 인해 전신 혈관 내벽에 지질이 침착되고 혈전이 형성되면서 혈관이 막히는 전신성 질환이다. 주로 중장년층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 모야모야병성 뇌졸중 :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도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핵심 혈관인 양측 내경동맥 말단부가 협착되거나 폐색되는 원인 불명의 진행성 질환이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서 뇌는 기저부에 미세한 측부순환로(곁가지 혈관)글 급격히 만들어내는데, 이 혈관들이 아지랑이처럼 얽혀 있는 모습이 마치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과 같다고 하여 모야모야(もやもや)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런 차이로 인해 모야모야병성 뇌졸중의 증상은 일반 뇌졸증과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다.


◇ 허혈성 양상 : 뜨거운 음식을 불어 먹거나, 울거나, 악기를 불 때처럼 과호흡(Hyperventilation)을 하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면서 일시적으로 뇌혈관이 수축된다. 이때 미세 혈관만으로 버티던 뇌에 심각한 혈류 저하가 오면서 일시적으로 팔다리가 마비되는 일과성 뇌허혈발작(TIA)이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뇌경색의 형태에서도 전형적인 뇌경색과는 차이를 보인다. 뇌경색 패턴을 비교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전형적인 패턴(국소형 10%, 다발성 점상형 9%, 경계영역형 6%, 심부 열공형 8%)보다 비정형 패턴(회백질형 44%, 비정형 국소형 13%, 벌집형 11%)의 관찰 빈도가 모야모야병을 가진 환자군에서 더 높았다.


◇ 성인 환자(출혈성 양상) : 부족한 혈류를 감당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기저부의 모야모야 미세 혈관들은 구조적으로 약하다. 성인기에는 이 취약한 혈관들이 만성적인 혈류 과부하를 버티지 못하고 터지는 뇌출혈을 일으키는 빈도가 높아, 이는 높은 재출혈율과 불량한 예후로 이어지게 된다. 뇌출혈의 종류에서도, 모야모야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뇌내출혈은 일반적인 고혈압성 뇌내출혈에 비해 뇌실내출혈(IVH)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측 전맥락총동맥(Anterior choroidal artery)의 비정상적인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상 확장된 전맥락총동맥 분지 내 국소 미세동맥류의 파열이 뇌실내출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아모야병의 치료]

모야모야병의 표준치료는 물리적으로 혈류 통로를 열어주는 수술(직접/간접 우회술)이다. 그러나 환자의 뇌혈류 예비능 (Reserve capacity)이 잘 유지되고 있거나, 무증상인 경우, 혹은 수술로 인한 합병증(급성기 과관류 증후군, 수술 전후 급성 뇌경색 등)의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보존적 관리를 하게 된다. 


▲ 항혈소판제 약물 : 허혈성 증상이 있는 비수술적 환자에게는 미세 혈관 내 혈전 형성을 막아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적인 항혈소판제(Antiplatelet)를 투여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새로이 진단된 모야모야병 환자 25,978명을 최대 1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35.2%의 환자들이 항혈소판제를 처방 받았고, 모야모야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위험비 0.77; 95% 신뢰구간 0.70–0.84)으로 확인됐다.


▲ 뇌혈류역학적 위험요인 차단(탈수 예방) : 모야모야병 환자는 변동성이 큰 혈류 상태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탈수(Dehydration) 상태가 되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미세 혈관이 막히는 급성 뇌경색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고, 과도한 발한을 유발하는 격렬한 운동이나 고온 사우나 등은 피해야 한다.


▲ 정기적인 신경영상학적 추적 관찰 : 약물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질환은 계속 진행될 수 있어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뇌 영상 검사(MRI, CT나 SPECT, PET 등 뇌혈류 감시 검사)를 시행해 뇌혈류 예비능이 한계치에 도달해 수술이 필요한 시점(Window of opportunity)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약물치료의 한계]

약물 치료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보조적 수단일 뿐, 좁아진 혈관 자체를 넓히거나 질환의 진행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모야모야병은 유전적 요인(RNF213 유전자 변이 등)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해 뇌혈관 내막이 증식하면서 물리적으로 폐색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항혈소판제 등의 약물은 물리적으로 좁아진 혈관 벽 자체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좁아진 미세 혈관을 통과하는 혈액 속의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2차적인 혈전성 뇌경색의 발생 빈도를 줄일 뿐이다. 

따라서 뇌혈류 저하가 임계점을 넘어 허혈성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나 출혈 위험이 높은 병변이 확인(미세동맥류, 전맥락총동맥 발달 단계) 되거나, 출혈 후 자발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환자에게는 두피의 혈관을 뇌 표면 혈관과 연결해 혈류를 우회 공급하는 '뇌혈관 재개통 수술(Revascularization Surgery)'만이 장기적으로 뇌졸중 재발률을 낮추는 유일한 근본적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약물 치료는 수술 전 단계의 안정기 관리나, 수술 합병증 위험이 너무 높은 특수 사례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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